노장진, 아직 그의 뒷모습을 보기엔 이르다
1992년, 당시 최강타선으로 소문이 자자하던 선린상고를 맞아 29명의 타자를 상대해 15탈삼진 2사사구. 경이적인 노히트노런으로 다이너마이트 타선을 완전제압.
1993년, 지금의 억대 연봉과도 맞먹는 고교신인으로 4천만원에 빙그레 이글스 입단 (당시 빙그레는 박찬호의 2천5백만원 계약금 요구에도인색해서 박찬호를 놓치기도 하였을 정도)
데뷰 첫해, 3승 10패 4.41의 무난한 기록.
하지만이정훈과 장종훈 등의 하향 곡선을 다시 끌어올릴 선수가 필요했던 빙그레의 기대에는 못미치게 되고 이 나이 어린 선수는 그 부담감을 이기지 못하고 숙소 이탈 등의 경기 외적인 문제들을 일으키고 훈련 등에서 불성실하게 참여
결국 빙그레는 임의탈퇴 선수로 공시, 이 때부터 지금까지 노장진 앞에 붙는 수식어로 풍운아, 문제아라는 수식어가 붙기 시작
노장진. 사실 많이 매력적인 선수는 아니다.
그의 천재성을 이야기 하기에는 이미많은선수들이 그의 앞자리에 서있고,
경기 외적인 성실성이나 인간성을 논하기엔 하염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아 노장진'으로 시작하는 오늘 아침발 기사를 보고 있자니 왠지 가슴이 먹먹해진다.
군제대 후, 그는삼성으로 이적해서15승 9패 4.35의 방어율로 화려하게 부활한다. 그 이후에도 선발과 마무리를 오가며 '애니콜'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최고의 팀공헌도로 그를 믿어준 팀에 화답한다.
특히 2002년 한국시리즈에서 무사 만루 동점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 뿌려댔던 그의 강심장 돌직구는 많은 사람들의 뇌리에 남아있다.
그.러.나
스캔들이 많은 운동선수들에게 발견하는 공통점 중 하나.
성적과 주변잡음은 항상 반비례한다는 사실.
성적이 좋으면 그런 일들은 그 좋은 성적에 묻히기 마련이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마른 들판에 지핀 불처럼 이내 삽식간에 그 들판 전체를 거멓게 만들어 버리고 만드는 언론의 힘.
성적과 스캔들 어떤게 더 먼저냐는 따지기 힘들지만, 분명한건 성적이 좋지 않는 선수에게 스캔들은 언론의 좋은 먹잇감이 된다는 것.
예전 '박찬호가 성적이 좋지 않은 이유는 운동하는 사람이라면 다 알 것'이라는 아무 근거도 없는 김응룡 전 삼성 감독의 발언이 스포츠 신문 첫 면을 메꾸었던 것 처럼.
아무튼 노장진의 부진과 함께 이어진 노장진과 삼성 벤치의 불화설이 구단 내에서부터 솔솔 새어져 나왔고, 결국 그는 롯데로 트레이드 된다.
다행히도 트레이드는 성공적이었고, 그는 롯데의 수문장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해낸다. 그 당시 롯데팬들은 그를 양키스의 마무리 마리아노 리베라에 비견하며 '노베라'라고 불렀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노장진 아내의 음독 자살 기도와 죽음.
그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노장진의 상승 곡선을 급격하게 밑으로 끌어내린다. 그 이후 이어진 잦은 이탈과 잠수. 언론의 집중포화.
그걸로 노장진의 선수 생명은 끝날 것만 같았다. 그리고 오늘 아침의 기사.
'미아 노장진'
사실, 노장진의 부활을 점치기엔 이르다. 미운 오리 새끼에서 화려한 백조로 거듭나는 수많은 선수들의 사례가 있긴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 와신상담하는 선수의 피와 땀으로 만들어 지는 것이다. 우리 같은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이란 단지 포기하지 않고 지켜봐 주는 것.
확실한 것은, 아직 노장진의 뒷모습을 보기엔 너무 이르다는 거다.
그가 뿌려대던 강심장 돌직구를 패배자 노장진으로 대체하기엔 너무 매몰차다.
얼마전, 청룡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안성기가 이런 말을 했다.
"제가 아직 그럴 나이가 아닌데, 영화 시상식에서 저에게 공로상을 주더라구요... 이렇게 남우주연상을 받을 수 있다는게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고목나무에 꽃피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쉽게 지는 꽃이라면, 노장진은 이미 벌써 시들고 말았을 것이다.
이미 노장진이 고목이 되었다 하더라도, 그 고목을 만들었던 과정은 다시금 꽃을 피울 수 있을 것이라고 희망해 본다.
다행히 노장진 본인의 의지는 아직 살아있는 듯 하다. '1년 뒤 다시 도전하겠다'는 그의 다짐이 고마울 따름이다.
노장진 선수에게 누구보다 값진 2007년이 되길 기대해본다.
화이팅! 노장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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