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V를 즐겨보는 편이기는 하지만, 시간을 쪼개가며 기를 쓰고 프로그램을 찾아보는 편은 아니라, 그리고 그렇게 스쳐지나가듯 하는 화면들에서 이야기를 뽑아 내는 재주도 별로 없는 편이어서, 이 카테고리가 얼마나 자주 업뎃 될 지 모르겠다. 지금 쓰고 있는 이 글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되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가 약 49%쯤? **

하얀거탑, 이래저래 뜯어볼것 참 많은 드라마다.

인간미 없는 비열한 조직사회의 단면도 볼 수 있을 것이구(이건 영화 '비열한 거리'와 비교해서 봐도 재미있을 듯), 아님 거대한 남자들의 숲에 가려진 여자들의처절한 내조(?)의 연대와 반목을 중심으로 봐도 재미있을 듯. 아님,이런 비열한 현실 속에서도의사로서 자신의 본분을 다하고자 하는 한 외로운 의사의의로운 싸움이나 혹은 환자와의 휴머니즘으로 봐도 이야기 할 꺼리들이 많을 것 같구, 그것도 아님 시라소니 같은 독고다이 정신으로 자기 아래를 아우르는 '오경환(변희봉)'을 중심으로 한 '보기드문 리더쉽'론으로풀어나가 보는것도 괜찮을 듯...

하얀거탑으로 본, 4가지 정치행위!

제목 참 거창하다!
사실 뭐 다 아는 이야기 다시 한 번 ?슷떳? 패턴이 될게 명약관화건만, 그래도꿋꿋하게!
드라마를 보는 내내들었던 생각 중 하나. 바로 인간은진정 호모폴리티쿠스라는 점.
다양한 인물들에 맞게 나타나는 다양한 정치행위를 중심으로 하얀거탑을디벼볼려구 한다.

여기서 정치행위란, 간단히 이야기 해서 '자신의 입장과 의견을 상대방에게 전달하여, 동의를 구하거나 특정한 행위를유발시키는 다양한 언변과 행위를 통칭'하는 것 정도로 규정해본다.


1. 물불 안가리고 뛰어들기(혹은, 수단과 방법 안가리기)











▶외과과장이 된다면 무릎까지는게 대수더냐. 과감한 무릎 필살기 작렬!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장준혁이다. 그는 차기 외과 과장이라는 먹잇감을 놓치지 않기 위해 정말 눈물겨운 사투를 벌인다. 10년간 자신이 모시고 있던 스승의 뒤통수를 후두려 치고 협박하며, 달랑 이력서 한장으로 정치적 빅딜을 성사시키기도 한다. 하지만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항상 강한 모습만을 견지할 수는 없는 법. 아쉬운 소리 해야 될 때는 인정사정 없이 무릎 까지는 것도 아랑 곳 하지 않고 바로 '수그리' 모드로의 전환에서 상당한 속도를 보이기도 한다.

장준혁의 이런 모습에서 화려한 공격과 빠른 수비전환으로 무장한 유럽의 축구 명문 구단들이 오버랩 되기도 한다.








▶ 민충식-유필상의 눈물겨운 주차장씬. 파킹맨은 리모콘을 두번 누르지 않는다.


하지만, 장준혁에 못지 않은 사람들이 둘 더 있으니, 그들이 바로 민충식-유필상 커플이다. 이들의 노력은 웰메이드한 한 편의 '버디무비'를 보는 것만큼 흥미진진하고 때론 눈물겹기까지 하다.민충식의 돈과, 유필상의 인맥은 물만난 고기이자, 비단 옷에 꽃무늬가 되어 외과과장투표권을 가진 사람들을 떡주무르듯이 주무른다.수십개의 자동차 리모컨 키를 들고 돈상자를 나르면서 둘이 아웅다웅 하는 모습은이 '버디무비'의 백미라 할 수 있다.

이런 정치행위 방식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즉각적 효과'에 있다. 특히 그 즉각적 효과가 '긍정'적으로 나타난다면, 투자비용(시간과 돈, 그리고 정신적 노동 등)에 비해 효율성이 높을 확률이 크다. 하지만 이것이 양날의 칼과 같아서 '부정'적 결과로 기울어지게 되면, 이거 참 곤란해지는 경우도 생긴다. 돈상자를 가지고 오경환 교수를 찾아가서 혹떼려다가 되려 혹을 붙이게 되는 상황이 그 대표적 예가 되겠다.

이런 정치행위는 한 마디로, 1.상대방이 어디에구미가 당길까를 정확히 예견하는 치밀한계획 혹은 동물적 감각과 2.그것을 책임질 수 있는 물질적 재부(돈이나 그에 상응하는대가 등), 그리고3.생각이 정리되면 바로 행동에 옮기는라이브한 액티비티만 있으면 언제나 가능하다. 하기에 정치행위의 여러 단계중 가장 아래에 자리매김 해도 별반 무리가 아닐 듯.


2. 표리부동(表裏不同)의 정형 -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 이 둘의 대화 장면에서는 이렇게 헤드컷(?)된
   과도한 클로즈업 장면이 자주 등장한다.



얘네들 눈알 돌아가는거, 코 씰룩거리는거 하나라도 놓치지마! 하는 제작진의 세심한 배려!(근데 정말 김창완씨, 이정길씨의연기는 손색이 없다!)

표리부동. 겉과 속이 다름을 이야기한다.

우용길 진료부원장과 이주완 외과과장. 이 표리부동 정치의 정형을 보여준다. 머리속으로 이미 주판알 다 튕겨놓고, 상대방 마음까지 얼추 파악했다 싶으면 어김없이 그들의 가감없는 필살기를 선보인다. "부원장님이라면(이주완 과장님이라면) 이럴 때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이들의 "하시겠습니까?" 어법은 우리 일상의 그것과 판이하게 다르다. 우리의 것이 상대방의 의견을 듣고 싶어하는 마음에서 나온 것이거나, 혹은 정말 모르겠기에 상대방의 조언을 구하고자 하는 것이라면 그들의 그것은 서로의 마음을 파악한 이후에 도장꽝 찍는 일종의 확인절차(장준혁을 지방 브랜치로 내치기 위해 그들이 꾸몄던 일련의 일들)이거나 아니면, 상대방을 사면초가 상태로 만들어 놓고 이젠 어쩔래? 하는 식이다.(이주완은 장준혁의 무릎사건을 협박으로 둔갑시켜 우용길에게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필살기를 사정없이 들이댄다.)

▶ 두 사람이 마주 앉아 대화하는 내용은 많지만 이렇게 두 사람을 동시에 잡은 장면이 별로 없었음을 확인했다. 위의 과도한 헤드컷 클로즈업 때문인 것도 있지만, 보다 근본적인건, 이 두사람 모두 누구와 마주앉아 무릎을 맞대고 이야기 하는 것 자체가 어색해서 그런건 아닐까?


진정 이 둘에서 보기드문 정치9단의 화려한 정치예술을 엿볼 수 있다.이 정치행위의 최고 장점은 상대방이 내 뜻에 동의하건, 안하건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음에 있다. 슬쩍 건드려 봤는데 이 사람이 내 뜻과 비슷한 거 같으면 바로 도장꽝 찍고 공동책임 전선으로 어깨 걸고 나아가면 될 일이고, 의견의 불일치를 확인하면 바로 치고 빠지거나, 아님 사면초가 전법으로 옴짝달싹 못하게 만들면 될 일이다.

하지만, 완벽한 정치행위 구사는 쉽지 않은 법. 여기에도 단점은 있은니, '규화보전'을 익히기 위해서는 상당한(!) 대가를 치러야 하듯이 이것 역시 주변사람들에게 '의리없는 놈', '치사한XX', 등등 뭔가 꿍꿍이가 있어 쉽게 믿거나 접근하기 싫은 사람으로 평가받는 것을 감내해야만 한다. 그리고 함께 일을 도모하는 사람이 자기 수준에 이르지 못하면 어쩔 수없이 발생하는 '버럭증'은 악세사리처럼 달고 살아야 할지도...(우용길은 산부인과 과장의 그'비정치성'에 얼마나 답답했을꼬...)

Trackback(1) : Comment (6)